Tokyo TRVL NOTE #3 "하루안에 도쿄 둘러보기!"
August 25, 2009
TRVL NOTE by Alan Yoo
도쿄에 온지도 3일째. 오늘도 뜨거운 햇빛이 나를 저절로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든다. 아 어찌나 뜨거운지.
오늘 여행 이야기를 하기전에 전날 밤에 있던 살짝 눈물 나는 에피소드를 말하고 싶다ㅋ
사실 어제 저녁엔 시부야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고 무작정 나갔다. 예정없는 발걸음이라 호텔 주소나 가는 법도 모른채 지나가던 행인에 묻고 게시판을 보고 시부야로 향했다. 과연 시부야!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정도로 눈앞에 엄청난 인파가 시부야 거리를 거니는 걸 보았다. 바로 TV에서만 봤던 그 모습이!
입 벌리면서 이리 저리 시부야를 즐기다가 호텔로 돌아오려는데, 아차... 돌아오는 길을 까먹고 말았다. 시부야역에 펼쳐진 지하철 노선도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어 직원한테도 물어보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영어가 서투르신 분들이라 안타깝게도 무작정 비슷한 방향으로 탈 수 밖에 없었다. 일본 지명에 익숙치 않은 터라 정말 뭐가 뭔지 몰랐다. 나름 인간 내비게이터(navigator)로 길 하나는 잘 찾아가는 나인데...
중간에 그럴듯한 역에 내려서 개찰구 쪽의 직원에게 물어봤지만, 결국 잘못된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그 분은 정말로 친절하게 영어로 차근차근 설명해주는데, 아쉽게도 택시 밖에 방법이 없단 소리를 듣곤 허탈하게 플랫폼으로 향했다. 이 직원과는 한 10분은 계속 이야기한거 같다. 머물렀던 호텔을 지도에서 찾으려 하니 지도가 오래되었는지 찾을 수가 없고... 어찌어찌 길을 알려주는데 막차 시간 때문에 바빠서 정신도 없으시고...
아무튼 그렇게 플랫폼으로 내려와 어찌하나 고민하던 중에 멀리서 왠지 말이 잘 통할거 같은 젊은 청년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다행이도 이 친구는 영어가 통해서 막힘없이 사정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아이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가 말하는 호텔을 정확하게 찾더니 자기가 택시까지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우어. 정말 최고. 마침 같은 방향이라 다음 역에 내려서 택시까지 바래다주고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까지 알려주는 친절함까지 보여줬다. 눈물의 3,500엔짜리 택시비를 냈지만 이 사건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오늘은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는데, 가능한 도쿄의 많은 곳들을 둘러보기로 마음 먹고 첫 목적지는 긴자로 향했다.
호텔 바로 앞엔 두 역이 있는데 아리아케(有明)역에서 전철을 타고 신바시(新橋)로 향했다. 신바시는 여러 라인이 걸쳐있는 혼잡한 환승역으로 한국의 역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전철에서 재미난 광고를 봤는데 바로 오다이바에 실물 크기의 건담이 있다는 것! 일본 오기 전부터 친구들한테 이야기 들은거라 어딘가에서 보겠지 했는데, 마침 전철을 타고 가는데 저 멀리에 왠 건담이 보였다ㅋ 때마침 이런 재미난 이벤트를 할 시기라 운이 좋았다. 정말 멀리서 보는데도 크기나 엄청 큰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신바시의 택시타는 곳. 어제 전철이 끊겨서 여기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긴자(銀座)는 일본의 고급 샵들이 즐비한 럭셔리한 번화가 중 하나다. 수많은 명품샵들이 위치해 있고 분위기 또한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다. 익히 긴자 하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던 터라 직접 가보니 뉴욕 Fifth Ave. 같은 느낌이 확 와닿았다. 건물 내외관도 잘 되어있는 느낌을 받았다.
고급 백화점들과 명품샵들이 즐비하다. 사진처럼 거리도 깨끗하고 넓어서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한데 저녁엔 어떨지 궁금하다.
도쿄의 스타벅스는 어떨까? 맛이나 가격, 인테리어가 아니라 사람들이 궁금했다. 긴자 스타벅스(
http://bit.ly/825n5P)를 가봤는데 2층에선 서울과는 사뭇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아침~점심 시간대이지만 한산한 정도는 아니지만 자리는 어느정도 차있었고 대부분 혼자 와서 독서를 하거나 조용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둘 이상 온 사람들은 속닥이듯 조용하게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뭔가 소리 내는 행동은 실례가 될거 같은 어색한 분위기. 좀 쉬고 빠져나갔다.
긴자에 위치한 마츠자카야 백화점(松坂屋銀座店)에 반가운 스토어가 보였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MUJI! 어제 신주쿠에서 보고 아쉽게도 방문을 못한채 돌아갔지만 이번에는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생각 보다 훨씬 큰 규모로 지하 매장에 위치했다. 옷, 신발 등의 패션부터 가구, 침구류, 사무용품 등 MUJI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들을 다 볼 수 있었다. 지름신님이 무차별적으로 달려오는거 막느라 힘들었다. 이른 시간이라 한산했다. 덕분에 편하게 쇼핑을 :)
한국 관광객 등이 많아서 그런지 지하철 사인에는 한글 설명이 붙어 있다. 물론 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눈에 빨리 들어와서 여행시 도움이 된다. 일본 지하철 분위기는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다. 지하철에 붙어 있는 광고도 재미난게 많다. 만화책이나 잡지 광고가 상당히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군.
다음 방문한 곳은 도쿄의 샹젤리제라 불리우는 오모테산도 힐스(表参道ヒルズ). 유명한 쇼핑지역으로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건물들과 샵들로 가득하다. 긴자보단 훨씬 젊은 느낌을 갖고 있고 젊은 친구들도 상당히 많다. 특히 일본의 패션피플들이 여기 다 모였는지 정말 개성 넘치는 사람들로 북적인 곳이다. 오모테산도 지역 중앙로에서 벗어나 살짝 뒤로 가보면 사진처럼 멋진 건물들이 나타난다. 정말 싼 브랜드 샵은 찾아볼 수가 없고 전부 명품들이다.
오모테산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건축물들이다. 유명한 건축가들이 남긴 건축물들이 많아서 인테리어나 익스테리어나 빼놓고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오모테산도 힐스는 안도 타다오가 설계하였는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잘 지은 건물이다. 오모테산도 힐스가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는... 정말 연예인급으로 이쁜 일본 여자를 여기서 봤다는 것... 혹시 몰라 진짜 연예인이었을지도... 이외에 원 오모테산도(One Omotesando) 등 볼만한 쇼핑몰들이 넘쳐난다.
오모테산도를 쭉 따라가다 보면 마침내 그 유명한 하라주쿠(原宿)에 들어서게 된다. (사실 이 전체가 하라주쿠 쇼핑 지역이다. 특별히 오모테산도와 다케시타쪽으로 구분하기도 한다.)이쪽 지역으로 오게 되면 사람이 훨씬 많아지고 어린 친구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코스프레로 유명한 지역이라 독특한 스타일의 사람들도 자주 보게 된다. 좀 더 대중적인 브랜드 샵들도 가득찼고, 개인이 운영하는 자그마한 샵들도 많다. 서울 동대문 느낌과 비슷하다.
패션에 있어서 만큼은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많은 다양성 속에서 태어나는 수많은 스타일들은 일본을 패션 강국으로 키워낸 원동력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스타일을 하고 다니는데 눈 돌아갈 패션들이 상당히 많다. 다양함을 인정하기 때문에 남의 시선 신경쓰지 않고 과감하게 스타일링 하는 패션 피플들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 때문에 좀 파격적인 패션들도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는 눈이 참 즐거웠다. 사람 자체가 즐거움 대상이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자 하라주쿠에서 점심을 먹었다. 정확한 메뉴를 모르겠는데 규동이랑 많이 비슷했던 것 같다. 여기 튀김이 정말 예술이다. 그렇게 유명한 맛집도 아닌거 같던데 이 정도 맛이라면 진짜 일본 맛집은 어떨지 궁금하다. 나중에 돌아와서 일본 TV에서 맛집 소개하는데 저길 가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본 음식 엄청 좋아해서^^...
다케시타 거리(竹下通り)는 오모테산도 힐스와는 달리 젊은 층이 좋아할만한 스타일 샵들이 많다. 10대들로 보이는 학생들도 눈에 많이 띈다. 브랜드샵보단 작은 샵들로 가득하고 무엇보다도 여기 거리는 사람이 진짜 많다. 마치 주말의 명동을 보는 듯한데 여름인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날씨가 선선해서 다행이었다. 이쪽 지역은 내 취향의 것들이 없다보니 휙 지나가버렸다. 다음에 오면 구석구석 둘러볼 가치가 있는 곳 같다.
도쿄 방문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에 드디어 도착! 바로 도쿄 미드타운(東京ミッドタウン)! 전부터 화제를 불러온 곳이고 디자인 잡지에도 많이 소개된 곳이라 꼭 직접 가보고 싶었다. 롯폰기(六本木)에 위치하고 있어서 하라주쿠로부터 지하철을 타고 어느 역에 내려 꽤나 걸었다.
도심 속에 펼쳐지는 작은 공원 덕분에 바쁜 일정에도 쉴 시간이 생길 수 있었다. 미드타운 가든이라 불리우는 이곳부터 시작해서 건물 내외부를 둘러보며 참 잘 지었다란 생각 밖엔 할 수가 없었다.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부터 안에서는 즐겁게 식사하는 사람들도 가득했다. 도쿄 미드타운은 복잡단지로 다양한 샵, 레스토랑, 호텔, 심지어 갤러리까지 위치한 매우 거대한 구역이다. 역시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
작은 디카로 담을 수 없는 웅장함이 있다. 아래서 위를 쳐다보는데 정말 거대한 건축물 앞에 입이 벌어진다. 인테리어도 정말 고급스럽게 해서 걸어다니는 것도 재미있던 곳이다. 위닝 일레븐 등 다양한 콘솔게임업체로 유명한 코나미(KONAMI)도 여기에 위치했는데 은근히 반갑더라.
"우연히 도쿄 미드타운 앞에서 찍은 사진. 뭔가 오묘한 느낌."
시간은 흐르고 이제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 시부야(渋谷)로 향했다. 어제 보았던 인파보단 덜 헀지만 시부야역에는 정말 엄청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혼잡한 인파 속을 뚫고 지나가 저 멀리 어디서 많이 보았던 풍경이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바로 시부야 스크램블 크로싱(Scramble Crossing)!
"일본 도쿄의 상징적인 곳,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일본 도쿄 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이 곳, 시부야 스크램블 크로싱이다. 하루에 수십만명의 인파가 이곳을 지나간다고 하는데 과연 90초마다 바뀌는 이 교차로에서 한 번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교차로 덕분에 인근 교통이 말도 아닐 것이 뻔하다. 정면으로 멀리 있는 스타벅스는 수십분을 서서 기다려야 자리가 날 정도로 교차로를 바라보는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다.
해는 저물어가고 시부야 거리의 화려한 네온 사인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곳 저곳 정신없이 뿜어져 나오는 네온이 명동의 그것과 비슷해 익숙한 느낌 마저 든다. 음반점, 커피샵과 패션샵, 악세사리샵, 아케이드, 레스토랑 등 이것 저것 다양한 가게들이 많았다. 여기 저기 시선을 빼앗기면서 돌아다녔다.
시부야 골목 마다 재미난 아이템들을 파는 샵들이 많았다. 서울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특이한 아이템들도 넘쳐나서 쇼핑족들이 좋아할만하다. 빠칭코나 인형뽑기 등, 일본에서나 볼 수 있는 일본만의 느낌이 가득한 시부야 거리다.
배고픈 저녁, 일본 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음식 라멘을 먹으러 찾은 곳은 바로 '카무쿠라(神座)'. 주위의 많은 라멘집들이 있었지만 이곳이 자리도 넉넉했고 깔끔한 분위기,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가게 앞에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의 주인공 '석호필'도 왔다는 찌라시에 넘어갔다ㅋ 국내에 일본라멘집들이 많은데 자판기에서 뽑고 주문하는 형식은 여기도 똑같다. 별로 어색하지 않게 자리했다.
자리 옆에 앉아 있는 한 일본 여성분과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자기가 오사카 출신인데 이 라멘집이 오사카에서 굉장히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도쿄에 시부야와 신주쿠 등에 점포를 내어서 찾아온다고 한다. 과연 맛은 끝내준다. 이게 진짜 일본 라멘이구나. 전부터 일본 라멘하면 너무 좋아해서... 신라면같이 매운 라면류보다 느끼한 맛의 일본라멘을 좋아하는 내겐 최고의 맛이였다. 미리 아이팟에 담은 J-Pop 노래들을 보여주면서 일본 가수 이야기 하는데, 아라시 이야기도 나오고 Spontania, 우타다 히카루, EGO-WRAPPIN' 등 나보고 일본 음악 잘 안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ㅎㅎ 다는 아니겠지만 전반적으로 일본인들 친절하단 느낌을 받았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일단 말 걸면 굉장히 친절하게 잘 알려준다.
밤이 깊어갈수록 시부야는 더 화려해졌다. 아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스크램블 크로싱을 지나다니고 있고, 길거리엔 더 화려한 복장의 사람들이 늘어갔다. 마음 같아선 저 위의 스타벅스 2층에서 자리잡고 질릴 때까지 사람들 구경이나 하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아쉽게도 발걸음을 돌렸다. 지금까지 여행 했던 곳 중에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 하면 시부야를 빼놓을 수 없을거 같다.
호텔로 돌아오는데 아쉬운 마음에 오다이바에서 술 한잔 걸치러 들렀다. 저 멀리 보이는 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이 참 멋지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도쿄도 야경 하나는 분위기 있고 좋은 듯 싶다. 더운 여름이지만 밤에는 바람이 불어와 조금은 춥기도 했다. 펍에 앉아 생각해보니 하루 동안 돌아다닌 곳만 세어봐도 상당히 많더라. 저녁 10시를 넘기니 피로가 절정에 달했지만 여전히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